OST [디어헌터 1978]미국식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로버트 드 니로>의 러시안 룰렛 게임


[1] Movie 'The Deer Hunter'(1978) OST "Cavatina" composed by Stanley Myers with Lonely Hunting Scene

[2] Chopin nocturne No 6 in g minor (from The Deer Hunter 1978) with Theme 'Cavatina'

[3] The Deer Hunter Last Endinig Scene from Deer Hunter(1978) with Theme 'Cavatina'



디어 헌터는 마이클 치미노 감독에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1978년 영화로 3시간 분량, 183분짜리 초장편 영화이다.

'극장'에서 앉아서 모두 보기에도 상당히 지루하고 긴 영화이고 또한, 제목이 '디어 헌터'(Deer Hunter)라 숲 속의 사슴과 사냥꾼의 쫓고 쫓기는 대결을 상상하다가는 완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그래도 끝까지 남아서 영화를 모두 보고 나면 남는 것은 그리고 미국식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를 본 느낌이랄까.. 김상사를 대신해 '마이클'역을 한 '로버트 드 니로'가 나왔고, 영화에서 월남전에서 미군들은 생사(生死)를 가르는 '러시안 룰렛'을 당했구나란 생각에 사람들을 심란하게 하는 기타 테마곡 '카바티나'(Cavatina)만 있다.

이 영화가 기억되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한 테마 음악 '카바티나'는 동영상 [1][3]처럼 영화의 비극적인 결과만큼 슬픈 곡조로 죽은 넋을, 살아남은 자들을 위로한다.

'카바티나(Cavatina, a.k.a. "He was Beautiful")는 훗날 마이클이 사슴 사냥을 포기하고 혼자 있을 때도 나오고 영화가 끝나서 엔딩 크레딧 장면에서 출연배우들의 얼굴들과 이름이 나오면서 이 음악은 대미를 장식한다.

카바티나(Cavatina)란 이탈리아어 'cavata'에서 온 음악 용어로 2절 또는 곡의 반복이 없는 단순한 성격의 짧은 노래를 말한다.

이런 카바티나는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중 〈일꾼을 위해 길을 비켜라〉(Largo al factotum)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Se vuol ballare)도 카바티나이고, 베토벤의 현악 4중주 13번 5번째 악장도 카바티나이며, 차이코프스키의 카바티나도 있다.

영화음악 "Cavatina"(카바티나)는 영국 작곡가 Stanley Myers의 1970년에 나온 영화 'The Walking Stick'의 사운드트랙이었다. 그 후에 다시 영화 '디어 헌터'의 테마곡을 위해서 '존 윌리엄스'가 다시 녹음하여 이 음악은 대중화되었다.


3시간 분량으로 지루하게 긴 영화는 결혼식과 축하연을 보여주며 전쟁에 가기 전의 전반부가 있고, 그런 장면이 완전 지나는 1시간쯤이면 바로 월남전의 전투 밀림에 헬기나 날아가는 장면이 나타난다.

디어 헌터는 전투 액션장면보다는 전쟁 중의 나타나는 인간의 '잔인함'을 보여주었고, 그런 잔혹함 속에서 살아남은 참전자들은 결국 자신들이 중요하게 여겨던 무언가를 하나씩은 잃게 되면서 그냥 살아 가거나 그냥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러시안 룰렛에 생사 선택 도박에 미친 월맹군들에게서 겨우 전우신조로 탈출했던 마이클, 닉, 스티브의 세 친구들은 모두가 흘어져 제각기 살아 남아 따로따로 나타난다.

가장 무탈하게 사지멀쩡하게 살아남아 미국 땅에 귀향한 마이클이 있다. 신부가 흘린 술로 인함인지 전쟁의 부상으로 양다리가 모두 절단된 스티브도 있다. 베트콩의 러시안 게임에서 탈출하고 헬기에 홀로 탑승하고 후방으로 갔던 '닉'은 병원에서 자신만 돌아옴에 버려진 친구 생각으로 슬퍼서 죽을 지경이다.


전쟁에 참가했던 미국 국적의 청년들은 2022년부터 '러시아'와 전쟁으로 시끄러운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으로 그 당시에 이민와서 살던 사람들의 후손이 된다.
그들의 결혼식은 모두 러시아 정교회 방식으로 진행되며, 피로연에서 보여준 춤과 음악은 모두 러시아식이다.
이를 두고 당시 냉전을 벌이던 상태에서 미국땅에서 월남전 참전을 '우크라이나' 후손을 배경으로 한 것이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었다는 분석과 비평이 많았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소련이 붕괴한 21세기에 일어나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이 영화가 있음에 보게 되는 세대는 이런 사실이 그닥 이상한 느낌도 없다. 동양인의 입장에서 미국 서양인들로만 보일 뿐 유럽의 어떤 나라의 이민자 후손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영화의 시작은 철강회사에서 일하는 마이클(로버트 드 니로), 닉(크리스토퍼 워컨), 스티브(존 새배지), 스탠리(존 카제일)은 철강 공장에서 일하다가 퇴근하믄 장면이다. 친한 친구들 6명들 중에서 스탠리과 존, 액셀을 제외한 마이클, 닉, 스티브는 조만간에 월남전에 참전하기로 자원한 상태다.

결혼을 앞둔 스티브는 베트남에 갈 것도 말도 안 한 상태이다. 성대한 스티브의 결혼식 날, 신부는 흘리지 마실 술을 몇 방울 흘리면서 불행은 시작된다.

친구들은 모두 술을 마시고 흥겹게 춤추고 놀면서 술에 취해 전쟁에 갈 생각으로 관심 반, 걱정 반인 상태들이다. 그런데, 여기에 난데없이 그런 그들의 축하 피로연에 월남전 김상사 같은 '그린 베레'가 나타난다.

마을 사람들도 아무도 모르는 무명의 그 군인에게 참전을 앞둔 젊은 녀석들은 월남 전쟁의 상황을 듣고 싶어한다.

그렇지만 그저 술만 마시며 차가운 표정을 짓는 참전 용사는 말도 없이 있다가 돌연 'Fuck You...'란 말로 답을 한다. 황당한 그린베레의 예의없는 태도에 마이클(로버트 드 니로)이 한 판 붙으려 하지만, 친구들은 말린다.

이런 군인의 모습은 뒷날의 자신들이 될 모습이 된다.


다음 날 아침, 전쟁 참전 기념 친구 패거리 6명은 숲으로 사슴 사냥에 나선다. 숲에 도착해서 사냥 준비를 하던 마이클에게 스탠리는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아 늘 빌리는 친구인 마이클에게 부츠를 빌리려다 오늘은 된통 야단을 맞는다. 마이클이 그런 너의 준비되지 않는 모습이 싫다는 식의 불만을 토로한다. 마이클의 의외의 야단질에 다른 친구들 놀란다.

마이클은 사슴을 잡아 자동차 앞쪽 트렁크에 매달고 마을로 돌아온다. 그날 저녁 모두 술집을 운영하는 친구 '존'의 술집에서 그가 피아노로 쇼팽의 피아노곡 '녹턴'(Nocturne;야상곡) 15번 곡을 연주하자 시끄럽게 떠들다가 조용해진다.

이를 심각하게 듣는 '스탠리'의 얼굴은 마치 쇼팽의 모습처럼 보인다. 그는 사냥에서 마이클에게 야단을 들은 후라 여러가지 생각으로 마음이 심란하여 심각한 표정으로 음악을 듣는다.

닉과 마이클은 베트남 출전을 앞두고 '여자'를 사이에 둔 입장으로 서로를 알게 모르게 쳐다보고 음악이 끝나자마자 베트남의 밀림 속 전쟁터로 영화 장면은 바뀌게 된다.

마이클, 닉, 스티브는 헬기가 날아다니면서 작전 중인 베트남전에 참전하지만 친구 3명 모두 베트콩들의 포로가 되고, 베트콩들의 도박 내기인 '러시안 룰렛'에 끌려가서 총을 들게 된 처지에 놓인다. 그러나 마이클의 강한 믿음과 용기로 러시안 룰렛 권총으로 도박하던 베트콩을 모두 처치하고 3명은 살아남아 강물을 따라 탈출하게 된다.

강물에서 미군 헬기를 발견하지만, '닉'만 헬기에 타는데 성공하고 나머지 '마이클'과 다리 부상을 입은 '스티브'는 헬기에서 강물로 떨어진다. 이에 혼자 헬기를 타고 미군 병원으로 가는 '스티브'는 자신만 탈출한 것이 미안한지 여전히 병원에서 입원을 하고도 슬픔으로 지내면서 의사에게 퇴원을 당한다.


홀로 베트남 적지에서 헬기를 타고 살아남은 것처럼 생각하는 닉은 다른 두 친구들의 생사도 모른 채 병원에서 쫓겨나 베트남 시내를 배회한다. 그러다 총소리에 나서 가보니 사람의 시체를 치우는 장면. 이에 베트남식 전쟁 도박 러시안 룰렛 도박장을 제안하는 줄리앙이란 브로커가 그에게 큰 돈을 벌 찬스를 제안한다.

다시 도박장의 살인현장에서 자신이 겪은 러시안 룰렛의 현장을 보고 닉은 격분한다. 그런데 이 도박장엔 마이클이 도박의 생사 선택을 쳐다보고 있다. 마이클이 '닉'의 도박장 출현에 놀라서 그를 따라가서 잡아보려 뛰어가지만, 운명은 둘의 재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영화의 진행 촛점이 된 마이클(로버트 드 니로)은 그냥 닉의 생존 상태만 확인하고 자신 혼자서 귀향을 준비한다. 전쟁에 가지 않았던 3명의 친구들은 그의 귀향 파티를 준비 중이고 닉의 여친 '린다'(메릴 스트립)도 자신을 좋아해 주던 마이클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짝사랑 상대 린다가 전쟁에 같이 간 '닉'을 더 좋아하는 것을 아는 마이클은 린다와의 재회에서 친구 '닉'의 생존을 그녀에게 말하지 않았다.

이것은 사랑 싸움이 자져온 현실로, 마이클의 무언으로 인해 린다는 결혼을 약속한 닉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마이클에게 같이 몸을 섞어줄 것을 요구한다. 거부하는 마이클과 그에게 옷을 벗는 린다...


한편, 마이클은 포로시절 자신과 함께 월남전의 물감옥에 갇혔던 '스티브'가 귀향했음도 듣고서 스티브의 아내 '안젤라' 찾아간다. 하지만, 그녀는 할 말을 모두 잊은 상태. 군복입은 마이클이 겨우겨우 그녀를 달래서 남편인 '스티브'가 있는 전화번호 얻어 찾아가보니, 스티브는 월남전 때 입은 다리 부상으로 양다리를 모두 절단한 상태다.

반신불구의 장애 신세를 한탄하며 스티브는 집에 갈 수 없다고 마이클에게 울부짖지만 하지만 마이클은 억지로 다리 없는 친구 스티브를 집으로 데려간다.

그런데, 병원의 있던 스티브가 자신에겐 늘 거액의 돈이 송금되어 온다는 말을 마이클에게 하자 그는 베트남의 도박장에서 '닉'이 러시안 룰렛 도박판에서 딴 돈을 보내고 있음을 감지한다.

결국 베트남에 남아있는 친구 닉을 찾아 직접 가는 마이클의 장면이 뜨고 그는 도박장 브로커인 '줄리앙'을 발견하면서 거금을 주면서 도박장에 찾아간다. 그러나 환각상태로 러시안 룰렛에 빠진 '닉'이 정신이 나간 상태임을 본다.

빨간 띠를 두른 '닉'은 자신을 찾아온 옛 친구이자 전우인 '마이클'의 얼굴에 침을 뱉는다. 마이클은 이에 대해 소리치면서 '네가 원하는 게 바로 이거냐?'라며 닉과 러시안 룰렛 승부를 하게 된다. 먼저 권총을 자신의 머리에 대고 좋다면서 한 방을 갈기는 마이클.. 권총 게임에서 살아남는다.

그런 식으로 실제로 머리에 총을 쏘는 마이클을 본 닉.. 그는 그제서야 정신이 들어 둘이서 베트콩에게 당한 러시안 게임을 상기하고 마이클을 알아 보는 대화를 하지만, 권총을 들었던 총을 게임 규칙대로 쏘게 되자 권총의 총알은 결국 운명을 발사되고 닉의 머리는 터지게 된다. 닉의 죽음을 눈 앞에서 직접 보는 마이클은 오열하지만 장면은 바뀌어 고향땅에서 데려온 시체의 닉으로 친구들과 모두 장례식을 치른다.

영화 '대부'에서 유명한 '로버트 드 니로'는 이 영화에서 더 큰 인기를 얻었다기보다 러시안 룰렛의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결국 베트콩을 죽고 탈출하는 장면만 강하게 보여주었다. 몰래 사랑으로 인해 전쟁 뒤의 절친했던 친구 '닉'을 잊고, 잊어버리고 지내면서 그의 약혼녀를 가지려는 욕심으로 살아가면서 배신자의 인생살이도 보여주었다.

이 영화는 '닉'을 맡은 '크리스토퍼 워컨'의 막판 광기어린 연기가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와 한 판 승부를 벌인다. 그래서 드니로 보다는 마지막엔 눈빛 몽롱한 크리스토퍼 워컨의 연기 장면이 더 진하게 남는다.

닉의 약혼녀인 '메릴 스트립'은 월남전 시대의 미국의 1960~70 시대를 살아간 미국 여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한국인들은 미국판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를 연상할 수 있다.

전쟁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남편이나 남자를 여자는 기다리다 생존여부를 알지 못하고 지내다 결국은 해당 남자의 친구를 찾아 선택하는 모습에서 외로운 여자의 현실은 그렇게라도 다른 남자를 선택해 살도록 이끌어가는 모습이 된다.


최종적으로 '사슴 사냥'에 혼자나선 마지막 홀로 정상으로 살아 남은 생존남 마이클은 늘 잡으려던 큰 뿔의 사슴을 보내버린다.

여기서 'Deer Hunter'란 원래 제목은 'Dear Hunter'를 표현하기 위한 제목이자 이를 위해 영화 속의 스토리 중에 억지로 넣은 사슴사냥일 수도 있다.

Dear란 영어 단어는 '사랑하는~ 누구에게'라는 식으로 친근한 이들을 칭할 때 쓰는 말이다. 옥스퍼드 영한사전에는 Dear에 관련된 몇가지 표현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 old dear 英 비격식 (여자) 노인, 노파
- Dear Madam 안녕하세요(업무적인 편지에서 담당자가 여성일 때 씀. 남성일 때는 Dear Sir)
- cost somebody dear ~에게 큰 대가를 치르게 하다
- for dear life 죽어라고[필사적으로]


이런 의미들을 볼 때, 주인공인 마이클은 린다에 대한 사랑을 홀로 안고서 전쟁터에 갔다가 베트남에서 살아남아 있던 친구를 보고도 그 여자 때문인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버려두고 친구를 버려두고 귀국하고는 후에 제일 친했던 마이 디어(dear)와는 서로 이별한 것이 된다.

마이클이 후에 버려진 친구를 급히 구하러 적지로 다시 갔지만, 그곳에 있는 닉은 친구를 잃어버리고 상실감에 홀로 괴로워하고만 있다. 그런 '닉'과 '마이클'은 전쟁 포로 시절의 권총 돌리기 과거로 다시 되돌아가 결국엔 친구를 죽여버린 셈이 된다.

이런 영화의 총돌리기 도박을 겪은 마이클은 혼자 갔던 '사슴 사냥'에서 크고 멋진 사슴을 그냥 쏘지 못하고 '살려서' 보내주는데 이는 여러가지로 해석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친구에 대한 미안함에 대한 표시이기도 하고, '사슴'으로 은유되는 '월남'이란 존재를 미국을 대표한 인물 '마이클'이 결국 잡는데 실패하여 그냥 '철수'라는 역사를 대신 보여준 것으로도 볼 수가 있다.

영화 내용만의 좁은 의미론 전쟁 전에 친구들끼리 서로 지켜주자던 약속을 못다한 자신의 모습에 대한 실망일 수도 있으며, 사람잡는 러시안 룰렛을 통해 사람이든 동물이든 너무도 쉬운 결정으로 총알 한 방으로 생명이 죽는 것에 대한 회의감(懷疑感)를 느꼈기에 그랬는지도 알 수는 없다. 그러면서 살생하는 사냥을 이제는 포기하려는 인간의 의지를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영화 '디어 헌터'는 1996년부터 미국 의회도서관의 National Film Registry에서 영구히 보존하는 영화이고, 영화를 연출한 치미노 감독은 2016년에 작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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